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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9월의 시 by문병란/9월 마중by윤보영/9월 by이외수

노마드나짱 2022. 9. 1. 03:28

 

 

좋은시/9월의 시 by문병란/9월 마중by윤보영/9월 by이외수

 

 

 

모기의 작은 날갯짓은 오간데 없고, 귀뚜라미의 애처로운 날갯짓만이 정막을 부수는 계절입니다. 3편의 9월의 시와 함께 새로운 달 9월 시작해 봅니다.





9월의 시 / by 문병란


 

9월이 오면
해변에선 벌써
이별이 시작된다

나무들은 모두
무성한 여름을 벗고
제자리에 돌아와
호올로 선다

누구나 먼길 떠나는 준비를 하는 저녁,
가로수들은 일렬로 서서
기도를 마친 여인처럼
고개를 떨군다

울타리에 매달려
전별을 고하던 나팔꽃도
때 묻은 손수건을 흔들고
플라타너스 넓은 잎들은
무성했던 여름 허영의 옷을 벗는다.

후회는 이미 늦어버린 시간
먼 항구에선
벌써 이별이 시작되고
준비되지 않은 마음
눈물에 젖는다.


 






9월 마중 /  by 윤보영


 

 

오늘은
일찌감치
9월 마중을 나섰습니다.

함께 해온 8월을 데리러
9월이 오고 있는
행복의 언덕으로 가고 있습니다.

새로 맞을 9월!
넉넉한 10월만은 못할 수 있고
정열적인 8월에 뒤질 수 있지만
그래도 9월은 중요한 달입니다.

남은 열정으로 자기 역할을 다하고
웃으면서 10월에게 자리를 내어줄 수 있게
아름다운 시간으로 채우겠습니다.

9월을 마중 가는 오늘처럼
10월을 마중 가는 그날도
9월과 웃으며 갈 수 있게
행복한 마음으로 보내겠습니다.

내가 나를 사랑하듯
9월도 모두를 사랑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9월 /  by 이외수

 

가을이 오면
그대 기다리는 일상을 접어야겠네.

간이역 투명한 햇살 속에서
잘디잔 이파리마다 황금빛 몸살을 앓는
탱자나무 울타리


기다림은 사랑보다 더 깊은 아픔으로 밀려드나니
그대 이름 지우고
종일토록 내 마음 눈 시린 하늘 저 멀리
가벼운 새털구름 한 자락으로 걸어두겠네.




9월의시문병란9월마중윤보영9월이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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