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by김동규/10월 엽서 by이해인/10월 by오세영/10월 아침에 by윤보영
10월이 시작되었습니다.
마음은 이미 시인이 되고, 구름 한 점 없는 가을 하늘엔 마음이 구름 되어 둥둥 떠 다닙니다. 10월을 알리는 몇 편의 시와 함께 눈이 부시게 푸르른 새로운 달 10월을 시작해 봅니다.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는 10월을 대표하는 노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동규님의 목소리로 듣는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는 가을과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노래입니다. 노래 가사를 옮겨 적어 보았습니다.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 노래 김동규
눈을 뜨기 힘든
가을보다 높은
저하늘이 기분 좋아
휴일 아침이면
나를 깨운 전화
오늘은 어디서 무얼 할까
창밖에 앉은 바람 한 점에도
사랑은 가득한걸
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
바램은 죄가 될 테니까
가끔 두려워져
지난밤 꿈처럼
사라질까 기도해
매일 너를 보고
너의 손을 잡고
내 곁에 있는 너를 확인해
창밖에 앉은 바람 한 점에도
사랑은 가득한 걸
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
바램은 죄가 될 테니까
살아가는 이유
꿈을 꾸는 이유
모두가 너라는 걸
네가 있는 세상
살아가는 동안
더 좋은 것은 없을 거야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10월 엽서 / by 이해인
사랑한다는 말 대신
잘 익은 석류를 쪼개 드릴게요
좋아한다는 말 대신
탄탄한 단감 하나 드리고
기도한다는 말 대신
탱자의 향기를 드릴게요
푸른 하늘이 담겨서
더욱 투명해진 내 마음
붉은 단풍에 물들어
더욱 따뜻해진 내 마음
우표 없이 부칠 테니
알아서 가져가실래요?
서먹했던 이들끼리도
정다운 벗이 될 것만 같은
눈부시게 고운 10월 어느 날
10 월 / by 오세영
무언가 잃어간다는 것은
하나씩 성숙해 간다는 것이다
지금은 더 이 상 잃을 것이 없는 때
돌아보면 문득 나 홀로 남아 있다
그리움에 목마르던 봄날 저녁
분분히 지던 꽃잎은 얼마나 슬펐던가
욕정으로 타오르던 여름 한낮
화상 입은 잎새들은 또 얼마나 아팠던가
그러나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이 지상에는
외로운 목숨 하나 걸려 있을 뿐이다
낙과여
네 마지막의 투신을 슬퍼하지 말라
마지막의 이별이란 이미 이별이 아닌 것
빛과 향이 어울린 또 한 번의 만남인 것을
우리는
하나의 아름다운 이별을 갖기 위해서
오늘도
잃어가는 연습을 해야 한다.
10월 아침에 / by 윤보영
10월이 되었습니다.
10월을
기다렸던 사람도 있을 테고
지독한 외로움 때문에,
나처럼 반갑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당당하게 10월을 맞이하고
10월의 주인이 되기로 했습니다.
매년 그러했듯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10월
지금부터 내 10월을
나를 위한 10월로 만들겠습니다.
모임에도 자주 나가고
낙엽 보이는 창가에 앉아
부드러운 커피도 마시면서
내 안에 찾아온 10월을
즐기면서 보내겠습니다.
생각 한번 바꾸었는데
쓸쓸한 표정 짓던 10월이
꽃다발 같은 미소로 다가섭니다.
"그래, 10월! 우리 한 번 잘해보자!"
꽃밭 같은 마음 내밀고
10월을 맞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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