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11월 by나태주/11월의 편지 by목필균/11월의 시 by이외수/ 11월의 선물 by윤보영
어김없이 빠르게 흘러 또 한 해의 끝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두 장 달랑 남은 달력을 마지막 잎새마냥 부여 잡고 싶은 11월. 그래도 아쉬운 맘 걷어내고 남은 두 장의 달력에 올해의 마지막 그림을 잘 그려봐야겠지요.
11월을 그려보며 계획해보며 좋은 시로 11월을 열어봅니다.
좋은시
1. 11월 / by나태주
2. 11월의 편지 / by목필균
3. 11월의 시 / by이외수
4. 11월의 선물 / by윤보영
1. 11월 / by나태주
돌아가기엔 이미 너무 많이 와 버렸고
버리기에는 차마 아까운 시간입니다.
어디선가 서리 맞은 어린 장미 한 송이
피를 문 입술로 이쪽을 보고 있을 것만 같습니다.
낮이 조금 더 짧아졌습니다.
더욱 그대를 사랑해야 하겠습니다.
2. 11월의 편지 / by목필균
지구가 뜨거워졌는지
내가 뜨거워졌는지
아직 단풍이 곱다.
갈색 플라타너스 너른 잎새에
네 모습이 서 있고
11월이 되고서도
전하지 못한 이야기들
꼬깃꼬깃 접힌 채 쓸려간다
모니터에 네 전령처럼
개미 한 마리
속없이 배회하는 밤이 깊다.
네가 그립다고 말하기보다
이렇게 밤을 밝힌다.
11월 그 어느날에
3. 11월의 시 / by이외수
세상은 저물어
길을 지운다.
나무들 한겹씩
마음을 비우고
초연히 겨울로 떠나는 모습
독약같은 사랑도
문을 닫는다.
인간사 모두가 고해이거늘
바람은 어디로 가자고
내 등을 떠미는가
상처깊은 눈물도
은혜로운데
아직도 지울수 없는 이름들
서쪽하늘에 걸려
젖은 별빛으로
흔들리는 11월
4. 11월의 선물 / by윤보영
사람과 사람사이에
정이 흐르는 11월입니다.
가을이 봄과 여름을 데리고
우리 곁을 지나가고 있다고
겨울을 데리고
12월이 가까이 있다고
올해도
또 가지 끝에 남아있다
떨어진 나뭇잎처럼
의미없이 지나가게 될 11월
홀로선 나무줄기에는
이미 봄이 오고 있고
씨앗을 품고 있는 대지도
새싹 틔울 꿈에 젖어 있는
그대와 나
그리고
우리 안에도
따뜻한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이제 차 한 잔에도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시간으로 채워
11월 마지막 날에
내가 나에게 선물 하겠습니다.
그리고 행복을 선물 받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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